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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생각해봤는데, 쩡이 먼저 죽으면 오빠가 너무 슬플 것 같고 오빠가 먼저 죽으면 쩡이 너무 힘들 것 같은데...”라는 뜬금없이 촉촉한 목소리를 듣곤 너무 어이가 없고 현실감 1도 없는 소리라 피식 웃고 말았다.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당신과 내게도 끝은 있겠지.
언제,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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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발리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끄적인 일기들. 몇편에 걸쳐 게시해보려고.

곱씹어볼겸... ㅎ






<사진은 꾸따비치근처, 마지막 점심을 먹던 식당에서 발리 하늘>








혼자 이렇게 오랜 기간 여행을 한 건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화장을 하지 않고 지낸 기간도 거의 처음인것만 같다


13일 아침 한국을 출발해서 29일 아침에 돌아가다니. 정확하게 1516일의 여행.

 

도착한 날 꾸타에서 하루를 자고 일주일은 서핑스쿨에서 놀았고 우붓에서도 하루를 자고 

길리에서 삼일, 그리고 다시 꾸따에서 하루.

 

내가, 조금은 달라졌고 조금은 더 성장한 것만 같다.

 

- 일회용품을 쓰지 말아야지 환경을 더 보호해야지 하는 생각


- 고기를 줄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


- 더 많이 웃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이 표현해야지 하는 생각


- 지금에 더 충실해야지 하는 생각


-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

 

모아서 써보면 요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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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결과적으로는 내 나레이션이 빠졌지만, 원래는 나랑 조합원 햄 중 한 명이 나레이션 할 뻔(!)했던 영화.

한장면 한장면 조합원 표정하나하나 수도없이 돌려본 영화.

처음에는, 그 장면에 담긴 조합원들의 삶이 얼굴이. 그리고 희망버스 승객들의 표정과 간절함이 보면볼수록 더 크게 와닿아서 울었는데 나중에는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든 이들의 정성이 그리고 눈길의 흐름이 느껴져서 맘이 더 짠한 영화.


극장에서 거리에서 수없이 많이 상영했다던데 난 최종 작품은 단 한번도 못봤다는 ㅠㅠ

(나도 보고싶다규!!!! 내 인터뷰가 어케 편집됐는지 궁금..................... ㅋㅋ)



컴터 정리하다가 발견한 파일인데

이걸 걍 휴지통에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포스팅.



나레이션만 다시 보고도 쥬르르륵. 

이거 멘트만들면서는 혼자 엄청 감동받으면서 썼는데, 지금보니 다듬었으면 좋았을 법한 문구가 하나둘이 아니구만ㅋ




한진중공업은 대한조선공사에서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의 중공업산업을 이끌어 온 사업장. 경영진 몇몇이 잘해서가 아니라 새벽같이 출근해서 야근 특근 잔업하며 뼈마디가 (그저 꾸미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삭아내리고, 소음이 심한 작업장 탓에 대부분이 난청에 시달리면서까지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온 산업.


쥐똥이 섞여나오는 도시락을 공업용수에 말아먹던 노동자들이 하나 둘 모여 민주노조를 만들고 지켜온 곳.

점점 더 악랄해지는 자본의 욕심앞에 김주익 곽재규 두 사람의 목숨을 바치고 지켜온 민주노조.

'동지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민주노조하지 말 껄 그랬습니다.'며 오열하던 민주노조의 조합원들.


그런 이들이 2년여에 가까운 파업투쟁 그리고 309일간의 크레인 투쟁을 통해 유례없던 희망버스 연대를 만들고 

세상을 흔들었다. <정의>를 논하는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방송에서 특집으로 정의를 다루던 때, 온 몸으로 삶으로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던 스머프들 그리고 희망버스. 


한진중공업 사측은 2011년 11월로부터 1년이내에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겠다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온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1년이내'로 꼬박 1년을 채우더니, 2012년 11월 9일 출근 당일 아침까지 아무런 공식조치가 없고 결국 92명의 해고자가 회사안으로 밀고 들어가서야 몇 번을 말바꾼 끝에 원직복직을 인정했다. 그러나 통쾌함도 잠시. 금요일 오전 복직을 인정하고, 월요일 오전 7시까지 출근하라더니 출근한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휴업조치'를 선언한 한진중공업. 얼마나 기다린 첫 출근이었을까.


"기분 어때요?"하는 질문에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약속했으니 복직하는게 당연한 긴데 뭐. 뭔 소감이 있나. 그냥 그렇다"라고 대답하긴 했지만 금요일 저녁 거나하게 취한 목소리들은 하나같이 들떠있었다. 사측이 꼼수를 부릴 것이 분명하긴 했지만 그래도 설레었을 첫 출근.


그렇게 복직자 92명은 휴업중이고,

회사 정문에서는 민주노조가 사측의 비열한 꼼수에 농성중이다. 

한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스머프를 지키는 희망버스는 끝나지 않았다. 



처음 - 1:15

상철이 아저씨는, 희망버스를 ‘듣도보도 못한 요상한 연대’라 칭했습니다.

김진숙, 희망버스, 정리해고철회,

2:37

희망버스를 만나기 전, 아저씨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 그들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3:07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알려내자’는 말이 왜 공허하게 들릴까요.

4: 20

‘밥뭇나’하는 말이 이렇게 목메이는 말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아저씨들이 굵직한 목소리로 외치던 ‘밥뭇나’

6:34

1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날, 귀때기 새파란 용역들에게 맞기만 하던 아저씨들. 그때 당신들은 어떤 기분으로 희망버스를 기다렸나요?

트위터로 올라온 영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던 우리들은, 용역에게 맞고있는 아저씨들의 모습에 얼른 저기를 가야겠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8:37

전태일 평전에도 나오던 ‘영도다리’를 건너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어디가 어디인지 얼마나 걸으면 크레인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저 걸었습니다.

9:48

우리는 서로 얼떨떨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환영합니다’를 외치는 언니들을 보며 ‘아, 가족대책위 사람들이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그 상황에서 ‘환영합니다’아니면 마땅한 말도 없었다싶은데, 그 말에 그저 눈물이 났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가서 어떻게 손잡아야할지 모른채 목이 메었습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14:30-55

당신, 정말 이 곳에 있었군요. 힘내라는 말이, 괜찮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할 수 없었던 우리. 우리를 보고 당신이 환하게 웃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환하게 웃어주어 고맙습니다.

17:20

신나는 노래에 춤을 추면서도 눈물이 자꾸만 흐릅니다. 지금, 당신이 웃기를 바랍니다. 울지말아요. 당신들만 외롭게 두진 않을게요. 당신들만 덩그러니 두진 않겠다 입술을 꼭 깨물어봅니다.

19:10

참 많이 울었습니다. 주는 밥 먹고, 앉아서 웃다가 울다가 졸다가 춤추다가 다시 집으로 가는 우리가 당신들은 뭐가 그렇게 고맙습니까. 버스 승객은 울고 있는데 조합원들은 웃습니다. 조심히 잘가시라는 그 말이 왜 이렇게 아플까요. 혼자두지 않을게요, 말라죽게 두지 않을게요.

20:20

강제집행을 한답니다. 공장앞에 있는 날라리들이, 제발 달려와달라고 소리지릅니다. 크레인밑에서 쑥스러워하며 인사나눴던 그 아저씨들이, 투박하지만 순하게 웃던 그 이들이 끌려나오고 있답니다. 크레인에서는 조합원들 힘내라고 노래를 불러주셨답니다.

트위터만 보고 발을 동동 구릅니다. 당장 달려가서 우리 스머프들 가만 두지 못하겠냐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습니다. 아무 말도 못한채 숨죽여서 트위터로 강제집행을 보고, 끌려나오는 스머프들의 오열을 봅니다. 굵은 손의 그 사내들이 우는 얼굴이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22:10

이제야 그날, 당신들의 얼굴을 봅니다. 표정마저 외워버릴 만큼 많이 본 당신들의 얼굴이지만, 이런 표정의 당신을 처음 봅니다. 외롭게 해서 미안합니다.

23:34

사실 이날 짜장은 맛이 없었습니다. 참 맛이 없는 짜장면에 자꾸만 목이 메입니다.

27:12

1차버스때 우리가 만든 기적이 2차버스를 만들었습니다. 1차때 공장을 내어준 조남호자본이 가만있지 않을텐데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다시 올게요’했던 약속을 지킨단 생각에 벅차기도 합니다. 영도는 경찰에 포위됐다고 합니다. 하늘은 누구편인지 자꾸만 비가 옵니다. 문화제를 보면서도 머릿속에는 크레인 생각밖에 없습니다.

27:49

뜁니다. 희망버스는 빗속을 뛰어가기로 했습니다. 부산역에서 영도까지. 장대빗속을 뛰어갑니다. 저들은 이런 우리의 맘을 상상이나 해보았을까요. 다리도 아프고 춥고 온몸이 젖었습니다. 그래도, 제발 크레인을 만나고 싶습니다. 제발.

30:02

최루액, 참 많이 아팠습니다. 최루액에 같이 담긴 가스로 숨이 막혔습니다. 이 괴로움을 버티면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 최루액 앞에서도,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앞에서도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당신에게서 한 발짝도 멀어질 수 없습니다.

31:52 32:00 즈음

(이후 수정요)

여름 맨 살에 닿은 최루액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쓰라리고 아팠습니다. 살이 타는 고통에 수도를 찾아 헤매기도 했고, 우유를 뿌리면 가라앉는다는 얘기에 우유를 찾아 헤매기도 했습니다.

눈물이 찔끔찔끔나고 피부는 밤새 화끈거렸습니다. 장대비에 젖은 옷은 최루액을 그대로 흡수했고, 피부를 닦아내도 최루액범벅이 된 옷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최루액이 아무리 괴로워도 경찰이 아무리 무서워도 잠이 아무리 쏟아져도 돌아설 수 없었습니다. 희망버스를 당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열심히 일만 하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는 유일한 창구, 희망버스. 그 희망버스를 당신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조마조마한 맘으로 기다렸을지 알고 있으니까요. 경찰벽너머에서 밤새 우리를 기다린 당신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무리 아파도 그 발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36:55

우리가 무섭긴 무섭나봅니다. 희망버스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커집니다. 저들이 거세게 나올수록 우리는 그저 웃었습니다. 우리가 이만큼 저들에게 위협적이라는 반증이니까요.

38:55

누가 뭐라해도 우리는 갑니다. 그들이 타건 안타건, 우리는 갑니다. 그 곳에 당신들이 있으니까요.

41:41

우리는 또 걷습니다. 그리고 저들은 또 막습니다.

44:08

그리고, 다시 우리는 이렇게 또 만납니다.

44:30

노래도 하고 춤도 춥니다. 때론 앉아서 졸기도 합니다. 누가 뭐라하건, 우리가 여기 있음을 당신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뭐든 합니다.

50:05

다시 또 걷습니다. 35미터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당신에게 가서 닿기위해 우리는 또 이렇게 걷습니다.

54:30

이제, 헤어지는 길이 처음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우리 곧. 다시 만날 것을 아니까요. 떨어져있어도 우리는 각자 자리에서 또 함께 있음을 압니다.

1:01:15

정말로, 당신을 만날 수 있나요. 35미터 밖에서 보던 당신을 내 눈앞에서 보면 어떤 기분일까요.

1:02:35

매일 크레인 위를 그렇게 걷던 당신, 그 다리가 크레인을 내딛습니다.

1:03:32

이제 그만 울법도 한데 오늘은 더 눈물이 납니다.

1:04:10

(고맙습니다. 뒤에) 천만에요. 우리가 더 고맙습니다.

1:04:45

얼마나 저 길을 내려오고 싶었을까요.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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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http://youtu.be/4suYqP87bi4



이 노래, 어렸을 때 참 많이 들었던 노래같다. 노래방가면 이 노래 부르는 사람 꼭 있었고.

어리던 나이에 난 뭐가 그리 절절했는지 이 노래에는 감당안되는 눈물이 꼭 따라왔었고.


그런데, 이 노래의 마지막이. '날 위해'의 반복인 줄은 차마 몰랐다.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너의 집까지 갔던 발걸음, 매일 함께 걷던 습관, 

행여 몰라 전화에 자꾸만 눈이 가고.

몸서리쳐진다는 어떤 말인지 완젼 온몸으로 이해하게 그립고.

내게 딱 맞춰진 따뜻한 목소리가 너무 아련하고.

우리의 사랑이 잠들어버렸나하는 조바심에

자꾸만 눈물이 나고, 숨도 못쉴 것 같던 날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네 이름을 부르고, '음, 그, 저'하는 습관처럼 네 이름이 자연스레 나오던 버릇들. 





그 감정의 절절함이 결국은, '나'를 위한 거였다니.





네 집 앞은 내가 좋아 온 것이었고

처음부터 네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니었고 아니, 내 것이었던 적이 없고

네가 없어도 나는 숨을 쉬고

네가 대답할 것이기에 너를 부른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원해 너를 부르는 것일텐데..



중독된 사랑이라, 무엇에 중독된 걸까.

'너'에게?

'내가 만든 너'에게?





'날 위해' 내가 사랑하는 그대를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너의 집까지 오고 만 거야

넌 나를 떠나도 매일 널 바래다 준 습관 눈물로 남아서


소리없이 끊는 전화에 몸서리치게 니 모습 더욱 그리워

너의 그 따뜻한 목소리, 이제 더이상은 내 것이 아닌데


잊었니

너와 나 사랑했던 날 모두 

이젠 너의 기억 저멀리 잠든 추억인거니

아직도 널 잊지 못해 견딜 수 없어 눈물로 하루를 삼키는 내게


제발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니

너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숨쉴 수 없는 날 위해



들어줄 넌 곁에 없지만

가만히 너의 이름을 혼자 불러봐

어쩌면 예전에 그랬듯 니가 대답해줄꺼라는 미련에


잊었니

너와 나 사랑했던 날 모두

이젠 너의 기억 저멀리 잠든 추억인거니

아직도 널 잊지 못해 견딜 수 없어 눈물로 하루를 삼키는 내게


제발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니

제발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니

너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숨쉴 수 없는 날 위해

날 위해

날 위해

날 위해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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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주고받은 것이 있다면 돌려줘버리면 그만일텐데.


준 것도 받은 것도 서로의 맘뿐이라
돌려줄 것도 돌려받을 것도 없음을
그저 감사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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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갔던 길을 다시 가고 싶을 때가 있지.
누가 봐도 그 길은 영 아닌데
다시 가보고 싶은 길.

그 길에서 나는 나를 조금 잃었고
그 길에서 헤맸고 추웠는데,
긴 한숨 뒤, 얼마 뒤에 결국
그 길을 다시 가고 있는 거지.

아예 길이 아닌 길을 다시 가야 할 때도 있어.
지름길 같아 보이긴 하지만 가시덤불로 빽빽한 길이었고
오히려 돌고 돌아 가야 하는 정반대의 길이었는데
그 길밖엔, 다른 길은 길이 아닌 길.


-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19 언젠가는 그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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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이상한 나라

 - 노영민



아가야

이 땅은 너희보다

어른들이 더 잘 우는 

이상한 나라란다.


어금니를 꽉 물고

숨을 삼켜도

너무너무 아프고 슬퍼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구나.


아가야

이 땅은 너희보다

어른들이 더 잘 우는

이상한 나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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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http://m.youtube.com/?reload=7&rdm=m8hynf3xp#/watch?v=EOkDBP1c_ak


사랑한다는 흔한 말 한번도 해주지 못해서..


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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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네가 황급히 떠난 자리, 두려워라
되짚어와 매만져볼 수조차 없으니

내가 너를 묻은 게 아니었다
네 안에 내가 묻힌, 너는 나의
무덤이었다 나는 네 울음에 갇히고
네 질탕한 웃음에 갇혔다
네 천진난만한 웃음은 해뜨면
햇발에 묻어나고 물을 뜨면
물방울에 어려 마음 가난한 네 모습을
그대로 생생히 떠올렸다
너는 내 안에서 살아나고
나는 네 무덤에 갇혔다

무덤 안은 몹시 어둡지
내가 눈 멀어 너를 잘 보지 못한
無明의 어둠으로 하여 告解의 행렬 끝에
떨고 서 있는 나를 너는 보고 있니?

사람들이 흘러넘치는 거리에서나
전동차 안에서도 어디에서나 네가
걸어나오고 어디에서나 너는 없었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여기가 어딘지 분간이 안 되어
문득문득 발길을 멈춘 귀갓길
집에 돌아와 누우면 내 몸의 레일 위로
어김없이 기차 한 대가 지나가는, 사지가
뭉개지는 아픔, 절절 온몸에서 전류 흐르는 소리
네 기억으로 짜입은 내 폴리에스테르 옷은
속살에 닿기만 해도 번쩍번쩍 번개치고
뇌성으로 울었다


김길나 '정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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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달콤한 여운
사랑의 혁명에 대해 말해드리죠.
-김선우 시인.


그날 그 담장을 넘기 직전
사실 나는 두려웠습니다.
담장 너머 저편 세상을 알 수 없었으므로
넘어야 하는가, 넘을 수 있을 것인가, 저 높은 담을
넘은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 것인가

애초에 우리가 원했던 것처럼
당신들이 문을 열어주었다면
우리는 문을 통해 들어갔겠죠. 문으로 걸어 들어가
우리가 그리워한 사람을 만나 손을 흔들고
반드시 살아서 내려오라, 말해주고
우리는 돌아갔을 거예요.

그런데 왜인가요
어려운 일을 당하는 힘없는 사람을 지켜줘야 할 경찰이
죽음 끝으로 내몰린 이웃의 고통에 연대하러 온 우리를
사방에서 옥죄어 꼼짝 못하게 하더군요.
힘없는 노동자를 지키기는커녕
수많은 노동자를 죽으라고 내모는 단 한 명 자본가를 위해
새까맣게 동원되어 군홧발을 저벅거리더군요.
시민들을 향해 몽둥이를 치켜들더군요.

눈앞의 공권력이 두려운 것은 현실이었지만,
두려움보다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우리의 심장은 뛰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
나팔꽃 넝쿨이 담을 타고 번지며 부우부우 나팔을 불듯이
순식간에 담장을 뒤덮으며 올망졸망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그것은 사랑이 만든 기적!
자기의 이익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을 위해
자기의 시간과 돈과 몸과 마음을 쓰며
생명의 빛으로 함께 걸어가려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마음의 무늬들이
거기서 피어났습니다.


담장 바깥에서 두려워하던 나는
담장 안에서 새로워졌습니다.
담장을 넘는 1분 사이에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것은 온전한 사랑의 혁명,
사랑의 힘으로 담장 안의 내 몸은
조금 전까지의 몸과는 다른 몸이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몸을 당신들은 ‘죄를 지은 몸’이라고 하는군요.
이웃의 고통에 연대하는 ‘사람다움’ 을 결코 누려보지 못한 가엾은 당신들,
죽음에 내몰린 사람을 살려 함께 보듬고자 한 마음이
죄가 되는 이 시대는 어떤 시대입니까.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고, 2차, 3차, 4차, 5차……
우리가 그토록 살려내고 싶었던 그 사람은 살아 내려와
더 많은 생명의 기쁨과 노동의 기쁨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돌아다닙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며 희망을 얻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 기쁨의 힘에 전염되어 깔깔깔 웃으며 노래하고 춤춥니다.
고난이 깊어도 절망이 끝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힘을 서로에게서 얻으면서……
이 희망 없는 침울한 대한민국 서민의 삶에 빛과 웃음을 뿌려준
희망버스, 그것은 사랑의 혁명.
희망버스의 탑승자들, 그들은 벌금이 아니라 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

사랑의 기쁨에 대해 말해 드리죠.
다시 1년 전 그날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담장을 넘을 겁니다.
검사는 물었죠.
=조선소 안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기도를 했습니다.
=무슨 기도를 했습니까.
-뻔뻔하고 포악한 자본이 죽으라고 내팽개친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목숨을 걸고 공중감옥으로 걸어간 한 여자가
온전히 따뜻한 목숨으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했습니다.

검사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물었죠.
=또 무엇을 했습니까.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녀가 350미터 공중에서 전해오는 편지를 들으며 울었습니다.
-울고 있는 서로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며,
우리 함께해서 참 좋다고 얼싸안았습니다.
-함께 끝까지 기억하고 노래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게 다입니까?
-종이비행기를 접었습니다.
-크레인에 오색 바람개비를 매달아주었습니다.
-해고노동자의 아내와 아이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새 양말을 받고
또 한바탕 울었습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자고, 함께 살자고,
더불어 함께 살아야 좋은 세상 아니겠냐고.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앞길 막막한 해고노동자들과
더운 국물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아, 또 있군요. 크레인을 올려다보며 “사랑합니다!” 외쳤습니다.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이번엔 내가 검사에게 물었습니다.
-자본가에게는 자본가의 윤리가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노동자의 노동으로 유지됩니다.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은 자본가의 의무입니다.
이 모든 책무를 까맣게 망각하고 오직 자신들의 금고만 배불리기 위해
생목숨들을 죽으라고 내모는 이런 자본, 이런 악랄한 자본의 죄에 대해서
왜 당신들은 묻지 않습니까.

검사가 말했습니다.
-한진 자본의 비윤리성과 악덕함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법을 어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법을 어겼습니다.
남의 재산인 담장을 넘었고
도로교통법을 어겼고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어겼습니다.

나는 검사가 불쌍했습니다.
자신의 말이 가진 민망한 어패를 그도 알고 있을 것이므로.
약자를, 민중을,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법임을,
권력과 힘의 무도함으로부터 부당하고 불의하게 내쳐지는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법정신임을
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므로

그런데도 검사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합니다.
사람을 위해 생겨났건만 사람을 이해할 의지도 용기도 없는
피도 눈물도 심장도 없는 메마른 죽은 법, 기계보다 못한 법이 슬펐습니다.
악법은 고쳐져야 하는 법이지요.
메마른 죽은 법도 현명한 법관을 만나면 더러 생명을 얻기도 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의 기쁨을 아는 현명한 법관을 기다렸으나……


당신들은 우리를 유죄라 합니다.
깔깔깔 웃으면서 우리는 이 선고를 당신들에게 돌려드립니다.
당신들은 유죄입니다.
법의 이름으로 지켜야할 사회적 약자들을 지키지 못한 죄!
수많은 사람들을 절망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난폭한 자본의 광기를 방조한 죄!
자본의 광기가 저지르는 끔찍한 폭력을 적극 방어하고 정당화한 죄!
방조함으로써 자본의 폭력을 고무하고 조장한 죄!

진실로 무법한 자들이 누구인지
정말로 모르신다면,
그것은 당신들이 ‘인간에 대한 예의’에 무지한 때문.
‘법의 존재 이유’에 무지한 때문.
‘사랑의 기쁨’에 대해 무지한 때문.
당신들의 무지가 가엾습니다만,
스스로 변화하려는 용기가 당신들을 변화시키길 기도하겠습니다.

안타까운 죽은 법이여 기억하시길,
온몸으로 아팠던 사람들이 온몸으로 써온 생명과 사랑의 역사,
그것이 바로 이 땅 민주주의의 역사!
역사와 양심과 정의는
‘죽은 법’ 때문에 값싸게 후퇴하지 않습니다.





덧. 나는 김선우 시인의 요런 감성이 너무 좋다ㅠ 김선우씨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위로받는 느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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